꽤나 오래 직딩생활을 하면서
민성이 만삭때 갈비뼈 아래가 너무 절여
어쩔 수 없이 전업주부가 되면서
산후우울증에 시달렸었죠.
그러던 시기 인터넷이 유행병처럼 퍼졌습니다.
민성이 7개월즈음 또래아이들 품앗이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우울증도 이겨내고 정보 제공도 하고
참 광명 찾은 기분이랄까요. 그랬습니다.
그래서 인터넷활동의 단점 보다는 장점을 더 피부로 느끼고 살아왔지요.
요즘엔 통블로그이웃님들 때문에
컴터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내 사생활이 너무 노출되는건 아닌가 우려도 했지만,
삶의 시간을 나눈다는 건
소박한 일상의 작은 행복이랍니다.
아이들과 하루종일 씨름하는데,
띵동 초인종 소리가 들립니다.
찾아 올 이가 없는데 누구지! 하면서 문을 열였습니다.
뜻밖의 선물이 도착했슴다.
지난번 민트의 이벵 아닌 이벵에 꽂힌거죠.ㅎㅎ
동갑이라 그런지 몇마디 나누지 않아도 친근합니다.
포장을 얼마나 확실하게 했던지
뜯는데도 한참 걸렸어요.ㅎㅎ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은
유기농 키위쨈이도착했어요.
거기다 피로회복 레모나까징.ㅎㅎ
손목관절도 아프다면서 예쁜 쪽지까징
친구야, 너무 고마워.
애들 방학숙제 마무리하랴
간식챙겨 먹일라 피곤할 즈음,
태권도를 다녀온 민성이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손에 봉투 하나를 들고 들어 왔습니다.
얼마전 선생님께 보낸 편지의 답장이 왔더군요.
워낙 글쓰시는걸 좋아하시는 선생님
애들 생일카드도 방학때도 정성가득
장문의 편지를 쓰셔서 민성이와 저를 감동 시키는 선생님
이번에도 아주 장문의 편지가 도착했어요.
선생님의 편지는 늘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사소한 것도 아이들과 나누시는 선생님의 편지는
형식적이지 않고 가슴 따뜻한 글귀가 빼곡합니다.
그중 몇줄을 남기자면(다 표현할 수 없을정도의 내용들이지만요)
선생님은 어떻게 지내고 있냐구?
이번 여름방학은 베이징올림픽 경기를 시청하느라.. 중략
우리집 TV가 10년도 더된 뒷통수가 툭 삐져나온 구닥다리였거든.
헌데 이녀석이 올림픽 개막 며칠전 마침내 고장이 났어.
그래서 32인치 삼성 LCD파브로 새로 샀지.
너무나 적시안타....중략
..삼성산을 오르내리고 있어. 내가 산에 오르는게 아니라
산의 가슴에 내가 안기는 거였어.
유난히 굴참나무(도토리나무)가 많은 숲속에 들어서면
푸르른 숲이 어느새 매미들의 힘찬 노랫소리에 잠겨버리지...중략
등등등
정말 구구절절 시적이고 마치 대화를 나누고 있는냥
한줄한줄 마음이 담겨진, 느껴지는 편지입니다.
이런 편지 언제 또 받아 볼까 싶을정도라면 표현이 될려나 모르겠어요.
글쓰는걸 좋아하는 저두
그런 선생님과 코드가 맞아서 였을까요.
민성이 편지 보낼 때 저두 한장의 편지를 끼워 보냈슴다.
내년이면 60이 되시는 선생님,
선생님 교직생활에서 학생의 편지와 함께 쓴 어머니의 편지를
받아보시는 건 최초라고 하시면서
너무나 소중한 편지였다고 칭찬에 칭찬을 하셔서
읽는 내내 몸들바를 몰랐네요.
단지 제가 쓰고파서 펜을 들었을 뿐인데 말이죠.
부족한 반장엄마 였기에 제가 더 죄송했는데,
감사의 마음을 구구절절 전해주신 선생님,
숨쉬는 모든 것을 아이들과 나눌려고 하시고
늘 어린 제자들을 위해 기도하시는 선생님의 답장을 받고
감동 그 자체였슴다.
가슴깊이 고마움이...
그러기에 너무 행복한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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