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전날 저녁부터 목감기로 시름시름..
아침이 되어도 여전히 시름시름이었다.
친구가 운영자로 있는 극단공연을 무료초대를 해줬는데,
예정엔 아이들과 남편과 함께 대학로를 갈 계획이었다.
그런데 남편이 아파서
남편 아이들 있으면 쉬지 못할까봐
아이들만 데리고 갈려고 하는데,
울 민성이 집에서 논다며 갑자기
공연보러 안가겠다고 해서 좋은 기회였지만 집에서 쉬기로 했다.
친구에게 가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전화만 하고.
모처럼 블로그 이웃들이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아쉬웠다.
집에서 아이들과 씨름하고
온종일 하루가 지났다. 황금 주말인딩.ㅠㅠ
남편은 미국출장을 다녀와서 몸살겸 감기로 힘든가 보다.
늘상 자기전 아이들과 기도를 하면서 잘려고 노력한다.
늘상 나와 민성이가 기도를 하는데
오늘은 민재가 기도의 주인공이 되었다.
낮엔 귀여운 악동
오늘밤은 귀여운 사랑둥이 민재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 기도가 나에겐 감동이다.
<민재의 기도>
하나님 아버지,
오늘도 형아랑 싸웠어요. 용서해 주세요.
다음엔 가까이서 형아 꼬집지 않게 해주세요.
그리고 형아랑 사이좋게 잘 놀도록 해주세요.
형아, 사랑해.
하나님,
아빠 회사를 다녀요.
힘든데 회사가서 일하고 또 공부해요.
힘들게 운전하고 회사가는 아저씨예요.
(듣고 있던 민성이 야, 아저씨가 아니라 아빠지)
아참 아빠예요.
아빠 아프지 않게 해주세요.
또 미국가도 아프지 않게 해주세요.
형아랑 아빠랑 신나게 놀게 해주세요.
하나님,
그리고 엄마 힘들지 않게 해주세요.
형아랑 장난감도 잘 정리하게 해주세요.
밤도 마니 먹게 해주세요.
엄마, 아빠 사랑해...
.
음~.
.
.
.
하나님,
청송할아버지, 할머니 다리를 다쳤어요.
(얼마전 할머니가 다리가 아프시다는 이야기를 들었나보다)
아프지 않게 해주세요.
빨리 낫게 해주세요.
.
.
하나님,
그리고 저 민재
눈수술했어요. 태어날 때부터 눈에 뭐가 있어서 수술했어요.
눈에 하얀거 없어지게 해주세요.
(옆에 듣던 민성이 야, 없어졌어)
아참~~ 없어졌어요. 고맙습니다.
.
.
.
아멘~~~~~~
너무나 단순하고 소박한 기도지만,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하는 기도였다.
우리 민재 이렇게 마니 자랐구나.
몸이 큰만큼 생각주머니도 마음도 마니 자랐구나.
낮에 고집 부린다고 야단쳤던 일이
어찌나 미안하던지...
앞으로 앞으로 살아가면서
이런 순수함 마음 잃지 말고 건강하게 잘 자라주길 바래본다.
때론 아이들로 인해 웃을 때도
아이들로 인해 눈물 흘릴 때도 있으리라.
웃는 날이 더 많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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